【일본 유학 일기_K씨】17 - 학교 마당에서 나무열매 채집하기
Destinx
안녕하세요. 일본 유학 6년차, 대학원생 K입니다.

코로나때문에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연구실에 가고 있는데요. 어느 날, 조교누나가 학교 마당에 나무열매를 따러 가기로 옆학과 교수님이랑 약속을 했는데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물어봤습니다. 마침 연구실에서 연구만 하고 있기도 따분했고, 그 날 날씨도 맑아서 괜찮았길래 연구실 동료 한명과 조교누나, 교수님, 그리고 필자까지 넷이서 학교 마당으로 나가봤습니다.

학교 마당에 따라가봤더니, 나무에 진한 노란빛깔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려있더라구요. 열매의 이름은 비와(琵琶:비파, 열매 모양이 악기 비파를 닮았다고 지어진 이름이라는데 실제로 그런지 의구심은 좀 드는 모양새였습니다...ㅋㅋ)라고 하다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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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열매의 일부는 이미 너무 익어, 땅에 떨어져서 개미들의 먹이가 되고 있었습니다. 종종 지나다니는 길인데, 이런 곳에 과일이 열리는 나무가 있는 것도 신기했고, 그걸 5년 넘게 캠퍼스에서 생활하면서 발견하지 못한 제 자신도 신기했고, 심지어 그걸 지금부터 따려고 기다란 고지가위(높은 곳에 있는 열매 등을 따기위한 가위)까지 가져온 교수님도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여러모로 일상생활에서는 좀처럼 있을 수 없는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한명이 고지가위를 이용해 열매가 달린 나무줄기를 잘라내면 한명이 밑에서 박스로 받아내는 식으로 나무열매를 채집했습니다. 필자도 나무를 올려다보며 15분가량 나무를 직접 따기도 했는데, 수확의 기쁨이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조교누나는 지나다닐 때 마다 따먹고 싶었는데 이제야 따먹는다면서 사냥감을 노리는 사냥꾼의 눈으로 열심히 채집하더라구요. 열매를 따고있는 도중에 지나가던 학생들과 교수님들이 신기하게 쳐다보고 구경하면서 딴 열매들을 얻어먹고 가기도 했답니다.

실컷 따다보니 엄청나게 많이따서, 옆학과에 계신 분들도 나눠드리고, 학교에 계시던 교수님들도 몇 분 나눠드렸습니다. 그래도 많이 남더라구요. 필자도 집에 가져와서 그 날 저녁 디저트로 챙겨먹었답니다. 혼자 살다보면 아무래도 과일은 챙겨먹기 힘든데, 즐거운 체험도 하고 과일도 챙겨먹고 이야말로 일석이조로구나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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