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에게 농담을 주고받을 때는 보케와 츳코미의 합이 맞아야?
Destinx
일본의 코미디를 보면, 두 사람이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사람들을 웃기는 콤비 플레이의 경우가 많습니다. 만담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런 경우를 잘 살펴보면, (이상한 말이나 행동으로) 사람들을 웃기려고 일부러 과장된 행동을 하는 사람과 그런 점들을 지적하면서 태클을 거는 역할로 나누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이상한 행동이나 과장된 행동을 하는 쪽은 보케(ボケ), 지적하고 태클을 거는 쪽은 츳코미(ツッコミ)라고 합니다.

코미디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는 일상생활에서도 간혹 이런 식으로 농담을 주고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변에 농담을 던질 때, 일부러 과장된 행동이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꺼내면, 주변의 사람들 중 누군가가 그 점에 대해서 태클을 거는 식으로 우스운 상황을 만들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주변에서 누군가가 태클을 걸어주지 않으면, "누가 뭐라고 지적 좀 해라고(突っ込んでくれ)!"라고 반응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도 간혹 말도 안 되는 농담을 꺼내면 주변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반응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상황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네요.

특히, 오사카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농담을 주고받는 것을 즐기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오사카 출신 캐릭터들은 대개 이런 식으로 개그 캐릭터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경향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술집이나 식당에서 혼자서 마시거나 먹고 있는 사람에게 갑자기 이상한 농담을 꺼내고는 태클을 걸어달라고 하는 등의 장면들이 나오기도 합니다. 물론 직접 살아보면 오사카 사람이라고 모두가 이런 식으로 농담을 주고받지는 않기는 하지만, 가벼운 자리에서는 의외로 이런 경우가 종종 보이기도 한답니다.

필자도 일본에서 생활한 지 벌써 5년이 지났는데, 요즘은 이런 식의 농담에도 익숙해져서 일부러 말도 안 되는 농담을 던지는 보케역이 되기도 하고, 태클을 거는 츳코미역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서 일상 속에서 이런 가벼운 모임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라 아쉽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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